너, 내 동료가 되어라 !
해커톤에 2년 연속으로 도전, 광탈했지만 절치부심으로 3번째 도전하여 최종 진출에 성공한 한 남자의 눈물겨운 스토리가 있다….? 그만큼 해커톤에 진심이었던 한 명과 초기 해커톤인 퓨커톤에 참여했었으나 별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한 명, 그리고 해커톤이 뭔지 잘 모르겠지만 재미있을 것 같아서 참여한 세 명까지 총 5명이 모여 슈퍼겟돈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마치 아마겟돈이 온 것처럼 온 세상을 우리의 아이디어로 뒤엎어 버리겠다는 패기 + aespa의 노래가 너무 좋았음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팀명을 슈퍼겟돈으로 하였노라…..
슈퍼겟돈이 참여했던 2024년 해커톤의 주제는 ‘GenAI를 활용한 업무 효율, 고객 경험 개선, 신사업 아이디어 제안’ 이었습니다. 저희는 개발자 2명, 기획자 1명, 디자이너 1명, UX writer 1명으로 구성된 어벤저스 조합 이었으므로 이런 주제는 아주 가볍게 정복…. 하진 못했고 5명이서 노트북을 맞대고 하루종일 두뇌 풀가동만 했던 것 같아요.
아침먹고 생각하고, 점심먹고 생각하고, 중간에 간식 먹고 생각해서 원기옥처럼 모은 아이디어는 바로바로 ~ ‘상품고시정보를 데이터화한 사용자 건강 최적화 맞춤 서비스, GARINA’ 입니다.
가장 기본에서 찾은 고객의 니즈
우리동네GS는 MAU가 390만인 거대 볼륨의 편의점/마트 APP입니다. 수많은 고객들이 소비하는 대부분의 상품은 ‘식품’인데요 저희는 이 ‘식품’을 구매할 때 사용자에게 더 맞춤형의 쇼핑을 제안하고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포커싱 했어요.
평소에 식품을 구매할 때 칼로리와 당함유량, 지방함유량 등을 살펴보신 적이 있으실 텐데요, 하지만 너무 작은 글씨 혹은 어려운 용어, 저화질의 이미지 때문에 원하는 정보를 얻지 못한 경험이 있지 않으신가요 ? 저희는 이러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지, 어떤 해결을 원하는 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우리동네GS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서베이를 무려 2회나 진행 했어요. 저희의 궁금증에 많은 분들이 응답해주실까 걱정했지만, 기대보다 더 많은 고객분들이 평소 식품 구매 시 상품성분/영양 등을 확인한다고 응답 해주셨습니다.
자주 혹은 대부분의 경우에 상품성분과 영양정보를 확인한다는 고객이 55%였고, 만약 ‘종종 확인한다’라는 고객까지 합친다면 80%가 넘었습니다. 또한 평소에 선호하거나 기피하는 성분에 대한 니즈는 ‘직접 입력’으로 답변을 받고 키워드로 필터링 했는데 상세하게 써주신 분들도 많았어요.
텍스트 서베이로 식품의 성분, 영양분에 대한 열화(?)같은 관심을 확인했지만 더 딥하게 고객의 니즈를 들여다 보기 위해 고객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매일 퇴근 후 지친 몸과 마음 이었지만 고객의 실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이니 집중해서 물어보고 또 물어보고 또 관찰했어요
예상했던 의견도 있었고, 예상하지 못했던 의견도 있었습니다. 상품의 성분과 영양정보를 중요시한다는 점은 예상대로였지만 그게 꼭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식사류나 건강해보이는 식품에 한정되진 않았어요. 고객들은 간식과 디저트, 음료에서도 이러한 부분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또 온라인에서 이미지나 내용확인도 어렵지만 오프라인에서도 작은 글씨나 어려운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소요하고 어떤 분은 눈치를 보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구요.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미 가지고 있다
우리동네GS 편의점으로 좁혀봐도 전시되고 있는 상품의 수만개가 넘습니다. 이렇게 상품이 많아도 꼭 ! 고객에게 고지해야하는 내용이 있어요.
그건 바로 상품고시정보 입니다. 모든 상품은 상품등록 시 상품고시정보 이미지를 필수로 등록해야하지만 누락되는 상품도 있고 퀄리티에 대한 가이드가 없다시피하기 때문에 가독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고객분들도 이러한 부분을 정확히 알고 계셨었어서 조금 부끄러워지기도 했답니다.
어쨌든 저희는 이미 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상품고시정보 이미지에 필요한 내용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죠. 상품고시정보의 내용을 고객에게 쉽고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것, 그게 슈퍼겟돈의 문제해결 방법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
Gen AI는 상품고시정보의 이미지를 data화 하는 데 가장 적합한 솔루션 이었습니다. OCR이라는 기술이 이미 있었기 때문에 이미지를 text로 읽어오기만 하면 됐지요. OCR(Optical Character Recognition)은 광학 문자 인식이라는 뜻으로, 이미지에서 문자를 인식하여 편집 가능한 텍스트 형태로 변환하는 기술입니다.
OCR기술을 활용하면 상품고시정보 이미지에 프린트 되어 있는 내용들을 그대로 ‘텍스트’로 옮길 수 있죠. 이미지를 PDF 등으로 문서화 할 때 이미 사용되던 기술이지만 GenAI와 결합하면 내가 원하는 양식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 까지 가능합니다.
저희는 ChatGPT-4o모델이 추출한 정보를 Jason Format으로 정리하는 것까지 프롬프트로 명령 하였어요. GPT는 굉장히 잘 해내주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Chat GPT가 처음에 원하는 결과를 내뱉은 건 할루시네이션을 보여주기 위한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음을….. 많은 데이터를 학습시키면서 깨닫게 되었죠 😂 프롬프트를 고도화 해도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없었어요.
생각보다 많은 할루시네이션이 있었지만 주로 ‘용량을 정확히 읽지 못함’, ‘원재료명을 다른 걸로 바꿔치기함’, ‘청소년 경고문구 등 있는 내용인데도 추출하지 못함’ 등의 현상을 확인했어요. 그리고 상품정보고시 이미지의 정보표기 양식이 정해져있지 않다보니 이미 혼합물로써 원재료로 들어간 성분들의 상세성분의 표기 또한 각각 다르게 읽히는 문제점도 있었구요.
Amazon bedrock 등등 다른 GenAI로도 시도해 봤지만 비슷하거나 좀 더 부정확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저희는 한글에 특화된, 그리고 한글의 맥락을 잘 이해할 수 있는 GenAI로 방향을 바꾸었고 네이버 CLOVA OCR 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어요
[아키텍쳐]
GARINA의 서비스 아키텍쳐
가리나는 상품정보고시이미지의 데이터와 AI를 이용해 원재료 및 알레르기 정보에 대한 데이터를 추출한 후, 사용자에게 입력받은 생활습관 및 알레르기 정보와 우리동네GS 구매이력을 바탕으로 사용자별 맞춤형 경험을 제공합니다.
더 상세하고 정확한 내용은 2025년 GARINA 오픈 때 다시 말씀드릴게요
Comming soon.....(제발)
야근으로 낳은 자식, GARINA
개발과 동시에 디자인, 기획, UX writing, data검증 등을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했습니다. 저희는 하나의 스타트업 같이 돌아갔어요 근데 이제 퇴근 후에만 일을 할 수 있는….. 매일 다 같이 저녁을 먹고 논의도 하고 수다도 떨고 업무도 하면서 그 때는 가족보다, 팀원보다 더 많이 함께하지 않았나 싶어요.
이렇게나 공들인 자식이니만큼 최대한 사용자에게 필요만 많은 것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홈메인에서 식품관리를 필요로 하는 고객의 니즈를 접수하고, 서브메인에서 고객의 구매이력&관리니즈를 바탕으로한 상품들을 추천하고, 상품상세에서 최대한 직관적이고 쉬운 UI로 고객에게 영양성분, 원재료, 성분상세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특정 식품에 알레르기가 있거나 혹은 개인적인 체질이나 취향 상 피하고 싶은 성분을 등록했다면 상품을 탐색할 때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넛징을 주기도하면서 완전히 초개인화된 탐색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사업이나 APP을 운영하는 관점에서는 이러한 초개인화된 상품을 추천하는 기획전이 상품의 선정부터 기획전 타이틀까지 모두 자동화 시스템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여’ 이렇게나 다양한 사람들의 니즈에 맞춘 기획전을 누가 운영/관리할까’라는 걱정 자체가 성립되지 않게 하였어요.
낳았는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인큐베이터였던 건에 대하여
해커톤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질문, ‘그래서, 해커톤 우승했어 ?
저희는 우승하지 못했습니다. 왜냐면….. 2024년 해커톤은 Bonus stage 최종진출만 있을 뿐 최종진출한 팀들의 등수를 매기지는 않았기 때문이죠. 슈퍼겟돈은 총 83개의 팀 중 당당히 최종진출 11팀에 들었어요 ~ GS리테일에서 참여한 총 24개팀 중에서는 2개팀만 뽑혔습니다. 대단하죠 ? (으쓱)
또한 최종발표 때 GS리테일 허서홍SU장님께서 ‘이번 해커톤은 등수를 매기지 않아 아쉽지만, SU장님의 마음속에는 슈퍼겟돈이 1등’이라고 말씀주셔서 저희는 1등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암튼 맞음, 어쨌든 우리가 최고 !
무엇보다 저희가 확신할 수 있었던 건 프로토타입에 대한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이었어요. 고객분들께 프로토타입 UT를 진행했고, 식품의 영양성분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는 응답이 100%, 영양소/알레르기 정보 시각 개선이 구매 결정에 영향이 있었다고 응답한 고객은 88%로 GARINA는 우리의 고객들이 원했던 기능 이었음을 확인했습니다.
7월부터 장장 3개월간의 해커톤의 긴 여정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모든 것을 하얗게 불태운 후 따로 뒷풀이도 못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던 마지막 날이 기억나네요. 해커톤에 참여했던 슈퍼겟돈으로써의 여정은 끝이 났지만, GS리테일 직원으로써 GARINA를 현실화해야하는 과제는 남아있었음을… 그 때는 미처 몰랐어요.
GARINA의 가능성을 알아봐주신 감사한 분들 덕분에 2025년에 가리나는 현실화가 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있어요. 모든 것의 원천인 상품고시정보 이미지의 등록과 관리 프로세스를 정비해야하고 OCR 데이터의 지속적인 관리와 사후보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기획과 UX, 추천 로직 등도 더 개선해야할 포인트들이 있기 때문에 여러 부서의 사전논의와 협업이 전제되어야 하는, 생각보다 큰 범위의 프로젝트 입니다. 현실적인 상황에 따라 Phase를 나눠 순차적으로 범위를 오픈하는 것도 고려해야겠죠.
회고라는 Go Back
얼마전에 슈퍼겟돈 멤버들이 모두 모여 AAR방식으로 회고를 해보았습니다. 느낀점은 각각 달랐지만 여러 프로세스 정비 및 사전에 작업되어야 하는 부분들이 있어 바로 운영반영까지 가지 못한 점은 공통적인 아쉬움이 남는 포인트였어요.
그 동안 업무를 수행하면서 수 없이 해왔던 가설수립, 리서치, 기획, 디자인, UX writing, UT 등 일련의 과정이 해커톤을 하면서 새삼스레 새롭게 느껴졌던 건 저희에게 숨어있던 또 다른 열정을 끄집어냈기 때문일 거에요.
좋은 Product이라는 건 고객이 원하는 걸 제공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슈퍼겟돈 멤버들의 마지막 한 마디로 글을 마칩니다.
강은영 | DX본부 플랫폼DX부문 O4O기획팀
GS리테일에서 Product Manager로 일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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